어떤 책은 처음부터 큰 이야기를 하려 들지 않는다.
대신 아주 작은 장면 하나를 조심스럽게 꺼내 놓는다.
『같이, 한 컷』은 그런 책이다.
이 책은 거대한 이념이나 정치적 구호를 앞세우지 않는다.
누군가의 “하루”, “순간”, “선택”, “표정” 같은 아주 사소해 보이는 장면들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그 장면들을 통해 묻는다.
“우리는 같은 나라에서, 어떻게 이렇게 다른 하루를 살고 있을까?”

1. ‘같이, 한 컷’이라는 제목이 말해주는 것
책 제목인 『같이, 한 컷』 은 이 책의 성격을 가장 잘 드러내는 표현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한 컷’보다 ‘같이’ 다.
- 혼자 잘 사는 이야기
- 누군가를 내려다보는 기록
- 성공담이나 극적인 반전
이 책에는 그런 요소가 거의 없다. 대신 서로 다른 위치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같은 시간대’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조용히 보여준다.
‘한 컷’은 사진이기도 하고, 장면이기도 하다.
찰나의 순간이지만, 그 안에는 한 사람의 인생과 선택, 그리고 그를 둘러싼 사회의 조건이 함께 담겨 있다.
이 책은 그 장면들을 연결하지 않는다. 비교하지도 않는다. 판단하지도 않는다.
다만 “같이 놓아본다.”
2.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 — ‘특별하지 않아서 더 중요한’ 이야기들
『같이, 한 컷』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우리가 뉴스에서 자주 보는 인물들이 아니다.
- 하루하루를 버티며 공부하는 수험생
- 진로와 생계 사이에서 고민하는 청년
- 경제적 압박 속에서 일상을 이어가는 자영업자
- 시대의 굴곡을 온몸으로 지나온 어른들
이들의 공통점은 하나다.
대한민국이라는 같은 공간에 살고 있지만, 전혀 다른 조건 속에서 하루를 보낸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이 차이를 극적으로 드러내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아주 담담하게 기록한다. 그래서 더 무겁다.
읽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나는 저 사람의 하루를 상상해본 적이 있었을까?”
3. 이 책은 ‘설명’하지 않고 ‘보여준다’
『같이, 한 컷』의 가장 큰 특징은 설명하려 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 이 사람이 왜 힘든지
- 사회 구조가 왜 이런지
- 누가 잘했고, 누가 잘못했는지
이 책은 이런 질문에 직접 답하지 않는다. 대신 독자에게 장면을 건네준다.
그리고 그 장면 앞에서 독자는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된다.
- “왜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을까”
- “만약 내가 저 위치라면 어땠을까”
- “이 차이는 개인의 문제일까, 구조의 문제일까”
이 방식은 독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생각의 깊이는 오히려 더 깊게 만든다.
4. 정치인의 책이지만, 정치적인 언어는 최소화되어 있다
이 책을 읽기 전,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정치인의 책이면 메시지가 강하지 않을까?”
“특정한 방향으로 몰아가지 않을까?”
하지만 『같이, 한 컷』은 의외로 정치적 언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구호도 없고, 상대를 공격하는 문장도 없다.
대신 이 책은 정치가 다뤄야 할 대상이 무엇인지를 우회적으로 보여준다.
- 숫자가 아니라 사람
- 정책이 아니라 삶
- 이슈가 아니라 하루
이 책을 통해 독자는 정치가 무엇을 다뤄야 하는지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게 된다.
5. 이 책이 주는 감정 — 분노보다 ‘정지’에 가깝다
『같이, 한 컷』을 읽고 나서 가장 강하게 남는 감정은 분노나 희망이 아니다.
오히려 잠깐 멈추게 되는 감정에 가깝다.
- 쉽게 판단하던 습관이 멈추고
- 남의 삶을 단정하던 시선이 느려지고
- 나의 위치를 다시 돌아보게 된다
이 책은 독자를 감정적으로 몰아붙이지 않는다. 대신 속도를 낮춘다.
그래서 읽는 동안 이런 생각이 든다.
“나는 너무 빨리 결론을 내리고 있었던 건 아닐까?”
6. 이 책이 말하는 ‘공감’은 감정이 아니라 태도다
이 책에서 말하는 공감은 “불쌍하다”, “안타깝다” 같은 감정이 아니다.
오히려 이런 태도에 가깝다.
- 쉽게 판단하지 않기
- 한 사람의 삶을 하나의 장면으로 축소하지 않기
- 나와 다른 조건을 인정하기
『같이, 한 컷』은
“우리는 모두 같다”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우리는 다르지만, 그 다름이 무시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이 차이가 이 책을 가볍지 않게 만든다.
7. 이런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은 사람에게 특히 잘 맞는다.
- 사회 문제를 감정적으로 소비하는 데 지친 사람
- 정치 뉴스가 피로하게 느껴지는 사람
- 다른 삶을 이해하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봐야 할지 모르는 사람
- ‘공감’이라는 말이 공허하게 느껴지는 사람
반대로,
- 즉각적인 해답이나 결론을 원하는 사람
- 분명한 주장과 메시지를 기대하는 사람
에게는 다소 조용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의 힘은 바로 그 조용함에 있다.
8. 결론 — 이 책은 답을 주지 않는다, 대신 시선을 바꾼다
『같이, 한 컷』은
무언가를 설득하려는 책이 아니다.
옳고 그름을 나누는 책도 아니다.
이 책이 하는 일은 단 하나다.
“당신이 보지 못했던 장면을, 잠시 같이 보게 하는 것.”
그 장면을 보고 난 뒤 무엇을 느끼고, 어떤 생각을 할지는 독자의 몫이다.
그래서 이 책은 읽고 나서도 오래 남는다.
어쩌면 이 책이 바라는 변화는 아주 작을지도 모른다.
- 말 한마디를 덜 단정하게 하는 것
- 누군가의 사정을 한 번 더 생각해보는 것
- 다른 하루를 사는 사람을 상상해보는 것
하지만 그런 작은 변화들이 모여서
‘같이’라는 말이 공허하지 않은 사회가 되는 게 아닐까.
『같이, 한 컷』은 그 시작점에 놓인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