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할매』 책 리뷰 가장 가까운 사람을 가장 늦게 이해하는 우리에게

by GeniusKang1 2025. 12. 21.

어떤 책은 읽는 동안보다 덮고 난 뒤에 더 오래 남는다.
『할매』는 그런 책이다.
처음엔 소박한 제목에, 담담한 문장으로 시작하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독자는 점점 마음이 무거워진다.
그리고 어느 순간 깨닫게 된다.
이 책이 말하고 있는 ‘할매’는 특정한 한 사람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누군가라는 사실을.

 

『할매』 책 리뷰 가장 가까운 사람을 가장 늦게 이해하는 우리에게
『할매』 책 리뷰 가장 가까운 사람을 가장 늦게 이해하는 우리에게


‘할매’라는 말에 담긴 시간의 무게

‘할머니’가 아니라 ‘할매’.
이 단어에는 묘한 온도가 있다.
정중하지는 않지만, 거리감도 없다.
친근하지만, 동시에 어딘가 투박하고 거칠다.

『할매』는 바로 그 투박한 호칭 속에 담긴 삶의 무게를 이야기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할매는 위대한 영웅도, 특별한 인물도 아니다.
다만 한 시대를 온몸으로 통과해 온 사람이다.

전쟁과 가난, 가족 부양, 노동, 침묵.
이 모든 것을 당연한 일처럼 감내하며 살아온 세대.
그리고 그 곁에서 자란 우리는,
그 삶을 너무 익숙하게 여기며 제대로 묻지 않았던 세대다.


가까웠기 때문에 묻지 않았던 이야기들

이 책이 가장 아프게 다가오는 지점은 바로 여기다.
우리는 할매와 함께 밥을 먹고, 같은 집에 살고, 같은 공간을 공유했지만
정작 할매의 삶에 대해 깊이 묻지 않았다.

  • 젊었을 때 어떤 사람이었는지
  • 무엇을 꿈꿨는지
  • 어떤 선택을 후회했는지
  • 무엇이 가장 두려웠는지

그저 “원래 어른들은 그런 거지”라며 넘겨버렸던 수많은 순간들.
『할매』는 그 침묵의 시간을 조용히 되짚는다.

이미지 속 리뷰에서도 반복해서 등장하는 감정은
**‘뒤늦은 깨달음’과 ‘늦은 미안함’**이다.
할매가 살아 있을 때는 미처 몰랐고,
떠난 뒤에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기록되지 않은 여성의 역사

『할매』는 개인의 가족사를 다루는 책이지만,
동시에 기록되지 않았던 여성의 역사를 복원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할매의 삶은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다.
신문에 기록되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 수많은 ‘보통의 여성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존재한다.

이 책은 말한다.
할매의 삶은 거창한 업적은 없었을지 몰라도,
하루하루를 버텨낸 그 자체가 하나의 역사라고.

특히 인상적인 점은,
저자가 할매를 미화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완벽한 어른, 헌신적인 희생자로만 그리지 않는다.
고집스럽고, 때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모습까지 함께 담아낸다.

그래서 더 진짜처럼 느껴진다.


이해하려는 시도 자체가 사랑이었음을

『할매』를 읽다 보면
“그때 왜 그렇게 말했을까”,
“그때 왜 조금 더 다정하지 못했을까”
라는 생각이 자주 든다.

하지만 이 책은 독자를 죄책감에만 머물게 하지 않는다.
대신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 이렇게 이해하려 애쓰는 것 자체가
이미 사랑이었다고.

리뷰 이미지 속에서 인상적으로 다뤄진 부분 역시
**‘이해하려는 태도’**였다.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해하려는 시도.

그 시도가 늦었더라도,
의미 없지는 않다는 메시지가 이 책 전반에 흐른다.


세대 간의 거리, 그리고 닮아감

『할매』를 읽으며 흥미로운 점은
우리가 할매와 다르다고 생각했던 지점들이
사실은 닮아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 살아남기 위해 참고 버티는 태도
  • 말하지 않고 삼키는 감정
  • 가족을 걱정하며 자신을 뒤로 미루는 선택

우리는 “나는 저렇게 살지 않을 거야”라고 생각했지만,
어느 순간 비슷한 선택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이 책은 그 사실을 조용히 보여준다.
그래서 『할매』는 과거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현재 이야기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

『할매』가 특별한 이유는
눈물을 강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억지로 감동을 끌어내지 않는다.

대신 아주 일상적인 장면들,
짧은 문장들,
말하지 않은 여백 속에서
독자가 스스로 감정을 발견하게 만든다.

그래서 읽는 사람마다
각자의 할매를 떠올리게 된다.

  • 시골집 마루에 앉아 있던 모습
  • 텔레비전 소리를 키우던 모습
  • 말없이 등을 돌리고 부엌으로 가던 뒷모습

그 모든 장면이 겹쳐진다.


이런 분들께 추천하고 싶다

  • 가족에 대해 요즘 자주 생각하게 되는 분
  • 부모, 조부모 세대의 삶을 이해하고 싶은 분
  • 화려한 이야기보다 조용한 울림을 주는 책을 찾는 분
  • 읽고 나서 오래 생각하게 되는 책을 좋아하는 분

특히,
“나중에 물어봐야지”라고 미뤄둔 질문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더욱 깊게 다가올 것이다.


마무리하며

『할매』는
읽고 나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이라기보다는,
마음이 조금 묵직해지는 책이다.

하지만 그 무게는 불편함이 아니라
우리가 잊고 있던 것들을 다시 붙잡게 만드는 무게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지금 곁에 있는 누군가에게
괜히 안부를 묻게 된다.
괜히 한 번 더 얼굴을 보게 된다.

그것만으로도
『할매』는 충분히 의미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