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와 조화롭게 지내는 지혜

 

 

북극 지방에 거주하는 이누이트 부족은 감정 조절에 있어 특별한 방식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그들의 분노 다루기 방식은 주목할 만합니다. 그들은 화가 나면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단순히 걷기 시작합니다. 얼마나 걸을까요? 바로 그 불타오르는 감정이 완전히 사그라질 때까지입니다.

 

 

충분한 거리를 걸었다고 느끼면, 그들은 한 가지 의식을 행합니다. 그 자리에 나무 막대를 세워두고 돌아오는 것입니다. 이는 상징적인 행위로, 자신의 상처받은 마음과 타인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뜨거운 감정을 그곳에 두고 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이야기를 책에서 접한 후, 내 삶에서 분노가 남긴 흔적들을 돌이켜보게 되었습니다. 종종 부정적 감정을 놓아보내지 못하고 붙들어 왔던 순간들이 떠올라 부끄러움이 밀려왔습니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습니다. 어쩌면 우리 안의 불타는 분노는 처음부터 우리 것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그것은 우리가 갈등을 겪는 대상으로부터 일시적으로 전해받은 것인지도 모릅니다. 시간이 지나 감정이 진정되는 것은 단순히 냉각되는 것이 아니라, 그 감정이 원래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가는 과정일 수 있습니다.

 

 

남의 것을 빌렸다면 당연히 돌려줘야 합니다. 그렇듯, 강렬한 감정이 우리의 정신을 해치지 않도록 마음에 출입구를 하나 마련해 두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분노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우리 안에 오래 머물지 않도록 말입니다.

 

 

결국, 분노를 적절히 다스리지 못하면 더 큰 상처를 경험하게 된다는 진리를 새삼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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